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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사 속담과 기타 생활정보

한우와 결혼한 청년...황소고집으로 이룬 성공스토리

한우와 결혼한 청년...황소고집으로 이룬 성공스토리

농촌 출신인 필자는 소에 대한 추억이 많다. 우리 집 재산 1호이고 할아버지가 가장 애지중지했던 가족 같은 식구가 누렁이 암소였다.

이 암소는 할아버지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항상 묵묵히 소임을 다했다. 전생에 무슨 업보로 하필이면 소로 태어나 항상 일만 해야 하는가? 커다란 눈을 가진 소는 주인이 시키는 대로 밭 갈고 논 갈거나, 평지는 소달구지를 끌고 가고, 산길과 들길은 소등에 질매를 얹어 잔뜩 짐을 지우고 말없이 일만하던 소의 모습과 소와 관련한 속담이 떠올랐다.

자연이 온통 놀이터인 시골에서 보낸 필자는 유년시절 소등에 올라타고 동네 또래 동무들과 소 풀 먹이러 가서 멱 감던 추억과 물고기 잡던 추억, 방학이면 외가댁에 가서는 산골짜기에 풀어놓은 소가 돌아오지 않아 애태웠던 일,소를 팔아서 대학 보낸다고 우골탑이라고 하는 이유 등등. 기억 저편의 아련한 추억들이파노라마 영상처럼 지나간다.

수입 쇠고기로 이 땅에서 자란 누렁이 한우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게 자연계의 법칙이니 쇠고기 수입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한우도‘맛과 품질, 가격'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가능할 것 같다.

당너머 농장 주인이 출타 중이다. 이 농장을 경영하는 분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하며 소들이 모여 있는 식당 앞쪽 우사를 향해 접근해가니 소들은 낯선 침입자가 오는데도 경계심도 없이 넌지시 보기만 하더니 우르르 다가왔다.우사에는 소똥이 수북하게 쌓여있는데 이상하게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소들은 어슬렁거리며 불청객을 물끄러미 바라다본다. 이럴 때 쓰는 표현이‘소 닭 보듯 한다’는 말일 것 같다.

당너머 농장이니 서낭당이 어디쯤일까? 여기저기를 살피며 이 동네 지명인 오빈리(梧濱里)의 풍수지리를 보니용문산의 남쪽에 위치한 남동향 방향을 보고 햇빛이 잘 드는 아늑한 곳으로 지척에 남한강이 흐르는 배산임수의 전형으로 오동나무가 있는 물가에 있는 마을이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주인장을 기다리는데 주인장 이현복(51)씨가 나타났다.“갑자기 중요한 볼일로 기다리게 해서 미안 합니다”며 사과를 한다.

나도“괜찮아요. 덕분에 미리 소하고 인사를 나눴습니다.”라고 했다. 준수한 용모에 얼굴이 하얀 사람이 악성 베에토밴 처럼 생긴 모습에 진짜 농군인가? 싶었다. 농군은 얼굴이 새까맣고 손은 굳은살로 못이 박혀있어야 하는 게 정상인데 하며 반신반의 했다. 나의 고정관념은 한 순간에 박살이 났다.


▶ 언제부터 소와 결혼 했어요?

“이곳은 제 조상이 9대째 살고 있는 고향입니다. 저는 양평농고 축산과를 졸업하고 공군에 입대하여 제대 후 부모로부터 550평을 물려받아 축산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농장 규모만 1만평쯤 됩니다.”

“벌써 유기농을 한지 19년이나 됐네요. 한 번도 후회 한 적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어요.” 현재 농장은 남편인 이현복씨가 우리 소인 한우와 결혼하여 현재 220마리(암소 120, 숫소 100) 규모로 커졌다.

그의 흰 얼굴을 보며 웃으며 직접 소 키우고 농사짓는 게 맞아요? 라고 물었다.
“저는 농장을 처음 할 때부터 오전 10시~ 오후 4시 사이에는 농사일은 안합니다.”
“그게 정말 입니까? 라고 반사적으로 물었다.

‘이 사람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엉터리 농군 아니야? 어떻게 그게 가능해. 에끼 이 사람!' 이라는 말이 속에서 맴돌았다.


“네, 그 대신 저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남들보다 먼저 깨어있는 기분을 즐기며 아침밥을 거르며 일을 합니다. 즐겁고 신나게 합니다. 때로는 마을 사람들이 경운기 소리에 잠이 깰까봐 날이 더 밝기를 기다리곤 했어요.”일의 노예가 되기 싫었다며 봄.여름은 얼굴이 까맣다고 한다.

“농장에는 지금 숙식을 함께하는 노부부가 같이 일을 합니다만 제 혼자 일 하드라도 아침에 3시간, 이후에 3시간이면 충분합니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동트는 새벽의 깨어있는 기분을 아는 참 농군인지도 모르겠다.

“저희 농장에서는 일체의 항생제나 화학적 비료를 쓰지 않고 소를 키웁니다. 무항생제 한우입니다.” 라고 한다.“저희 농장에서 소가 우는 소리가 들립니까? 소가 운다는 것은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소가 표현하는 것이고 배가 고프다는 신호입니다.”

“저는 소에게 맞는 최적의 농장 환경을 만들고, 좋은 풀을 먹여 초식동물의 본래 상태를 유지합니다. 때때로 필요시 사료도 조금주지만 소가 건강하고 행복해 합니다. 이런 상태를 만들어 주면 암소는 약 20년 살면서 암소 한 마리당 13~14번 새끼를 낳습니다. 정부는 한 마리 암소가 5번째 새끼를 낳으면 한 마리당 20만원의 지원금을 줍니다.”아마 이것은 암소를 도축하지 않아야 사육두수가 늘어난다고 판단한 정부의 축산 장려금이라고 생각된다.

“소의 임신기간은 285일인데 제가 직접 인공 수정시킵니다. 인공수정을 두 번 시키면 한 번 이상은 성공합니다. 저희 농장은 투 플러스(++)급의 최고급 한우를 목표로 길러집니다. 사실 오늘 약속 시간에 못 지킨 것은 건강한 수소 정액을 구입하느라 늦었습니다.”
당너머 농장에서는당너머 식당도 직영한다.


점심시간이 지났다. 칸막이로 된 옆방에는 손님들이 꽉 찼나보다. 고기 굽는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식사를 하며 얘기하자며 점심을 시켰다. 텃밭에서 난 푸성귀인 배추와 나물들로 만든 반찬이 정성스럽게 차려졌다. 그때 환상적으로 마블링이 된 꽃등심이 나왔다. 고기는 마치 흰 눈이 내린 후 찬바람이 휙 불어 눈꽃이 핀 것 같았다. 고기숙성을 위한 찬기운이 사라지자 꽃핀 대리석 모양으로 변했다.

눈을 경탄하게 한 최상급 한우를 적당하게 구워 맛을 음미하니 알맞은 육즙과 깊은 한우 맛이 입안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만 살살 녹는 놀라운 한우 맛에 체면을 잃고 자꾸만 젓가락이 한우를 찾았다.

“저희 당너머 식당의 고기는 한우 투 플러스(++) 급만 사용하고. 고기의 등급과 질이 정직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옵니다. 서울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며, 이곳의 거름으로 기른 유기농 쌀도 먹어본 사람들이 계속 찾습니다.
이 쌀밥은 일본에서 들어온 ‘밀키퀸’이라는 종자인데, 전 서울대 농대 교수였던 권오균 선생님이 몇몇 유기농 농가에게 볍씨를 전달하여 생산한 쌀 입니다. 벼를 7분도로 도정하여 쌀눈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맛이 있습니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판매가 이루어집니다.


▶ 농장과 식당 수익은 어느 정도입니까?
“당너머 농장은 연 순이익 1억원 정도 입니다.”
농장주인 이 사장은“저는 당너머 식당의 사정은 전혀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식당 사장인 이은희씨를 불러 신문(?)을 했다. 부부는 나이보다도 훨씬 어려보이는 동안(童顔)이었다. 이 사장은 솔직하게 말하라며 거든다. 식당 경영으로“1년에 1억 3000만원 정도 남는 것 같습니다”라 한다.

“부부가 처음에는 소만 키우다가 서울 출신인 부인이 음식조리사 과정을 공부하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식당 경영을 맡기고 지난해는 식당 명의마저도 아내에게 넘겼습니다.”


“저는 축산관련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무엇이든지 제대로 알아야 자신감이 생기고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양평읍내에 ‘해오름’이라는 농업회사의 대표를 맡아서 유기농업을 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일 합니다. 회원은 약 9000명 정도이고 한 달에 한번 이상 구입하는 단골 회원만 5000명가량 됩니다.”

가끔씩 농촌진흥청, 농협 등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면 그가 터득한 유기농 경험을 들려주고 이 땅의 농부들의 고민을 듣고 서로 지혜를 나누는 자세가 몸에 배어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이 사장은 농촌에 뿌리를 둔 든든한 한국 농업의 파수꾼이자 개척자이며 멀티플레이어로 능력이 대단하다는 걸 느끼며, 나는 이 사장의 이야기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갔다.
그래 이런 소신과 철학을 가진 젊은 과학 영농인들이 많아져야 농촌도 부촌이 된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한다.

▶ 소 키우면서 소에게 무엇을 배웠느냐? 는 우문을 던졌다.
“저는 소의 여유로움과 우직함을 배웠지요. 소만큼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동물이 있나요.”


▶ 소 키우면서 안타까웠던 적은 없었어요?
“왜 없었겠어요. 아픈 소에게 항생제를 써서 치료를 하면 쉽게 낳을 수 있을 텐데... 제 고집으로 아픈 소에게도 면역력을 길러주려고 했어요.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항생제를 써야 합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소에게 간섭을 하면 소는 돈으로만 보여서 소는 스트레스를 받고 행복하지 않게 됩니다. 저는 소가 행복하도록 좋은 먹이와 환경을 만들어주고 소가 본래의 본성을 누리도록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한 행복한 소는 좋은 육질을 만들어 결국 생산성이 높아지더군요. 저희 농장은 1년에 60~80마리의 새끼를 낳고 암수는 반반 정도가 됩니다. 암놈은 새끼를 낳는 종자로만 키웁니다. 숫소는 적당한 시기에 거세한 후 키웁니다.”

3군데 우사를 직접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이 사장은 소가 금방 배설한 똥을 한 움큼 쥐더니 호빵 쪼개듯 잘라서 코로 냄새를 맡아보게 했다. 소똥은 섬유질로 냄새가 없다.

“소똥에 냄새가 없다는 것은 완벽한 소화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소똥을 3~5년씩 쌓여 있어도 냄새도 없고, 파리도 거의 없으며, 이 속에서 각종 미생물이 자라서 두엄은 차츰 줄어듭니다. 저는 이것을 거름으로 사용하여 농작물을 재배하는 친환경 유기농업을 합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저는 거름에 흔히 많이 쓰는 톱밥도 넣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톱밥도 친환경 농업에 인위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또한“이제 소똥으로 벽돌을 찍어서 집을 지어볼 계획입니다.”아마 좋은 단열보온 효과가 있는 명품 소똥 벽돌집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도시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귀농을 꿈꾼다.농촌사람들의 겉모습만 보고 도시인들은 나도 농사를 지으면 당장 성공할 수 있겠다는 착각을 한다. 이런 성급한 결정과 열정은 때로는 큰 화를 부른다. 귀촌이 성공하려면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인류는 공기, 물, 바람, 흙, 불을 만물의 근원이라고 여겨왔다. 좋은 자연환경은 이 5가지에 의해 좌우된다. 이제 농촌은 단순히 농사를 짓는 곳이 아닌 안전한 먹을거리가 생산되고 삶을 재충전 할 수 있는 깨끗한 자연환경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농업이 생명이고, 농촌이 미래이다.

갑작스런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침체가 왔지만, 농촌이 충격이 제일 적은 편이다. 도시가계와 근로자들은 온통 한치 앞을 예측 못할 정도의 불안한 생활로 내 몰리고 있다.

세상에는 소도 웃을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군에서 먹은 고기가 질긴 이유는 젖소를 한우로 둔갑시켰기 때문이다’는 뉴스가 나왔다.
수입쇠고기가 한우로 둔갑하는 이유는 한우가 제일 맛있고 비싸기 때문이다.
유통과정에서 가끔 소고기의 등급과 부위와 중량을 속인다는 뉴스가 나온다.

이 사장은 이런 사실을 간파하고 농장에서 직접 식당을 경영하게 되었다고 한다.‘이곳에서 하면 허가도 안나고, 전혀 지원이 안된다’는 공무원을 2년 동안 설득하여 오픈한 것이 당너머 식당이라고 했다. 때로는 올바른 자기신념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황소고집이 필요하다. 그런 고집은 사람의 인격과 정체성을 나타낸다.

▶ 가족은 몇 명입니까?
“아들만 둘 있습니다. 둘 다 저희들이 하고 싶은 전공을 택해서 대학에서 공부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간섭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관심은 같습니다. 관심은 부모의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간섭은 부모의 욕심입니다.저는 아이들에게‘나쁜 짓하지 말고, 아프지 말라'고 딱 2가지만 부탁만 했어요.”라고 한다. 사실 이 2가지가 훌륭한 훈육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이 줄 시간은 빠르지만 먹이를 주겠다며 파이프로 된 손잡이를 조작하고 수입 건초를 한 아름 안아서 먹이통에 골고루 깔아주자 소들은 고맙다는 듯이 머리를 울타리 밖으로 내밀고 일사분란하게 건초를 맛있게 먹었다.

소는 정말 순하고 착한 가축이다. 간혹 다른 소등을 올라타는 놈이 있는데 이런 소는 지금 발정기임을 나타낸다. 이 기간 놓치지 않고 인공수정을 해서 새끼를 얻는다고 한다. 인공 수정한 소는 우리 속에서 스스로 새끼를 낳고 자란다 한다.

주인을 따라 나선 개는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돼지우리로 갔다. 그 곳에는 토종 흑(黑)돼지 3마리가 달려와 먹이를 달라고 꿀꿀 거린다. 이 녀석들은 당너머 식당의 음식물 잔반을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식욕이 왕성한 돼지는 배만 부르며 그저 좋았다. 이놈들도 건강하고 행복해 보였다.

예전에도 농촌에서는 곡식 씻은 물에는 영양가가 남아있다고 생각했던지 구정물은 한곳에 모아서 소죽 끓일 때 넣고, 음식물 찌꺼기 중 좋은 것은 다시 끊여서 개에게 주고, 나머지는 돼지에게 주었다. 가축이 배설한 똥은 마당 한구석에 풀과 함께 썩어두면 발효가 되어 김이 무럭무럭 나고, 그 두엄 속에는 지렁이와 땅강아지들이 기어 나왔다. 닭은 두엄을 헤쳐서 이런 것들을 잡아먹던 모습이 생각났다. 개는 어린애들의 똥을 먹어 똥개라 불렀다. 그 당시 농촌에서는 어느 것 하나 버릴게 없이 순환되었다.

예전에는 설거지 할 때 시골집 담장에서 자란 수세미를 사용했다. 석유화학 제품인 세제를 사용 안했기에 하수나 오폐수 걱정은 없던 시절이었다. 깨끗한 시냇물 속에는 온갖 물고기들이 자라서 인간에게 좋은 영양을 제공하는 먹을거리가 되었다.

축사 위쪽에는 하천의 돌을 주워 만든 그림 같은 2층 돌집이 있다.


“여기가 저희 가족이 사는 집입니다. 제가 1994년부터 2년에 걸쳐지은 집입니다.”

집 옆에는 이 사장의 전용 골프연습장 있었다.개울 건너편은 이 사장의 아지트인 8각형의 토담집 지가현(智佳賢)이 있다. 이름은 가족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한다.

대충 슬쩍 보니 실내에 방 2개와 주방, 화장실, 넓은 거실이 전체 약 50평은 족히 될 것 같다. 집안에는 첨단 음향시설과 영상설비와 노래방 기기가 있고 벽난로가 있다.지가현 앞뜰에는 예상한대로 큰 오동나무가 자라고 있다. 산중턱에는 서울 사람들이 지은 별장식 주택들이 있다.

이 사장을 만나보니 희망 농촌의 표본을 보는 것 같아 마냥 부럽다. 정말 멋지다. 언제 이곳에서 머물며 백운봉(해발 900m)과 용문산(해발 1157m)을 등산하고 싶다.

2008년 말경 국수역까지 전철이 들어오고 내년 말에는 용문까지 전철이 들어온다고 한다. 누렁이 한우 농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른다.

수소들은저쪽 편에 있는 우사에서 기른다고 한다. 이 사장의 멋진 수입자동차를 타고 수소를 만나러 갔다. 상수원 보호지역이라 한 곳에 큰 규모의 축사시설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암수를 분리해서 기르는 것도 동물들의 어쩔 수 없는 성적본능을 억제하기 위함이 아닐까? 라고 짐작해 본다.

그곳에는 거대한 황소들이 제 모습을 뽐내고 있다.
“이곳에는 100 마리의 숫소를 키우는데 큰 놈들은 몸무게가 약 800~900kg은 나갑니다. 이곳에는 송아지도 22개월 넘으면 마음껏 건초를 먹도록 항상 먹이통에 건초를 담아 둡니다. 소는 배가 고프면 먹습니다.”고 한다. 어릴 때 너무 많이 먹으면‘짜구난다’는 말이 생각났다.

옛날에는 암소를 도축했지만 지금은 암소는 송아지를 낳기 위해서 기르고, 암소 대신 숫소를 거세하여 기른다. 거세우의 맛은 노린내가 안 나고 상품가치가 있다.다른 농장 한우 숫소의 평균 몸무게가 600~700kg라고 한다.

오랫동안 소를 키우면서 깨달은 많은 노하우가 이 사장에게는 있는 것 같다. 소는 예부터 가축으로 10명의 일꾼 역할을 하며, 살아서는 인간에게 완전식품인 우유를 제공하고, 죽어서는 맛있는 소고기와 가죽을 남긴다. 소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유익한 동물이며 의롭기까지 하다.

이현복 사장의 인생은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성공한 삶에 당도해 있었다. 자연이 큰 스승이라며 모든 생명체가 행복하도록 만드는 게 그가 바라는 세상일 것 같다.황소고집인 그에게 박수와 경의를 보낸다.

맑고 푸른 팔당호반 위로 저녁노을이 드리워진다. 수도권 최고의 드라이브 길인 팔당호수를 보며 나는 시원스럽게 달렸다.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는 수종사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있는‘세미원’모습이 그려진다. 새봄에는 아름다운 세미원에 들려 마음을 씻어야겠다고 생각을 하는 사이 자동차는 어느새 양평을 벗어났다. (박익희_데일리안)

[출처] 농촌진흥청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