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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뉴스

제주 농업인 ‘돈되는 직업’…자녀에 귀농 권유 확산

제주 농업인 ‘돈되는 직업’…자녀에 귀농 권유 확산

서귀포시 대정읍에 사는 김청홍씨(오른쪽)는 부산에서 직장에 다니던 아들 경진씨에게 귀농을 권유, 삶의 새로운 재미를 알려 주었다.

“아들아, 농촌으로 오너라”

 “아들아, 농업은 돈 되는 직업이니 농촌으로 돌아오너라.”

 농사짓는 부모가 자식에게 귀농을 권유하는 사례가 늘어나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인성리 김청홍씨(68)는 수년 전 부산에서 직장 다니던 아들에게 귀농을 권유했다. 제대로 농사를 짓기만 한다면 충분히 먹고살 만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는 “아들에게 ‘젊었을 때 돌아와 새로운 농법을 시도해 보라’고 권유했다”며 “지금은 아들의 과학농법을 오히려 내가 배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들 김경진씨(40)는 부친이 제공한 농지에 하우스를 짓고 방울토마토와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2006년에 내려와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금은 밤 늦게까지 농사에 매진하고 있다. 몸은 힘들어도 농사 재미에 푹 빠지다 보니 시설 규모를 1만6,500㎡(5,000평)까지 늘리고 싶은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김씨는 “회사생활이 남의 밑에서 일하는 머슴살이라고 한다면 농사는 내가 주인인 격”이라며 “회사에서 일하는 노력의 10분의 1만 들여 농사를 지어도 비슷한 수준의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원보씨(69·대정읍 무릉2리)도 비슷한 경우다.

강씨는 아들에게 “직장보다 농사짓는 게 마음 편하고 소득도 낫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아들에겐 농사 기술을 전수·지도하고 농지 등 기반까지 제공할 수 있는 든든한 ‘후원자’인 부모가 있지 않느냐”며 “농사를 짓는 부모가 있으면 아무 기반 없이 시작하는 귀농인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1999년 부친의 권유로 서울의 직장을 그만두고 돌아온 아들 병철씨(41)는 현재 친환경농법으로 양배추와 브로콜리 등을 재배하며 무릉2리 청년회장까지 맡아 부지런히 농촌에서 새 삶을 꾸려 가고 있다.

 이와 관련, 대정농협(조합장 강정준)의 김영자 여성복지팀장은 “주변에 아들에게 귀농 준비를 시키는 농업인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며 “과거엔 자식에게 농사를 물려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지금은 농업인들 사이에 ‘고품질 농산물만 생산하면 돈이 된다’는 의식이 강하게 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귀포=강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