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로 100% 판별, `가짜인삼` 골라낸다

DNA로 100% 판별, '가짜인삼' 골라낸다

(농업은 생명산업이다-중) 인삼 판별기술 세계에 보급한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최근 안전성이 의심되는 저가의 중국삼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4~5년생이 6년생으로, 재래종이 신품종 인삼으로 유통되는 사례가 빈번해짐에 따라 국내산 인삼에 대한 신뢰가 위협을 받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농가들의 안정적인 소득 보장에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민승규)는 일찍이 이같은 문제점을 간파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고려대, 이화여대, 중앙대의 첨단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들과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3년이 넘는 연구끝에 농진청은 인삼의 품종ㆍ 연근ㆍ 원산지 판별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농진청이 개발한 인삼 판별기술은 우리 품종에 대한 과학적 입증은 물론 밀수 인삼, 연근 속임 등 부정유통 방지를 위한 현장 단속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국내산 인삼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향상과 유통시장 질서 개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재배농가 소득 보장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인삼 산업체에서는 원료 생산단계에서부터 품종, 연근, 원산지가 보증된 제품의 생산을 유도함으로써 고유 브랜드 모방 방지를 통한 부가가치 향상과 소비자 신뢰도 구축에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농촌진흥청 인삼과 소속 연구원들이 충북 음성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농진청의 인삼 판별 기술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품종에 대한 판별은 구별성과 재현성이 뛰어난 8종의 유전자정보(DNA) 표지자로 인삼 품종, 우량계통 및 외국삼을 구별하는 판별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되던 분자생물학적 기법의 단점인 구별성, 재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삼으로부터 직접 유전정보를 확보한 후 DNA 표지자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농진청은 이 기술에 대해 국내와 중국에 3건의 특허출원을 내는 등 기반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확보한 상태다. 아울러 국내에서 가장 체계적인 DNA 표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연근(인삼 나이) 판별은 인삼이 함유하고 있는 다양한 저분자 화합물들을 질량분석 기기를 이용해 분석하는 것으로, 통계분석에 의해 1~6년생을 100%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판별 방법이다.

▲ 질량분석기기를 이용한 인삼 1~6년근의 대사체 분석

인삼의 세근(잔뿌리)을 대상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뿌리의 손실을 최소화해 극소량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2시간 만에 인삼의 나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원산지 판별은 원산지에 대한 정보를 DNA로 암호화해 나노물질로 만들어 인삼 뿌리의 머리 부분에 뿌린 후 원산지 추적시 이 DNA 정보를 바이오칩으로 판별하는 기술을 사용한다.

차선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과장은 "이번에 개발된 인삼 판별기술은 분자생물학, 대사체학, 나노의 첨단 융합기술이 잘 융ㆍ복합돼 얻어진 값진 연구 성과물"이라며 "인삼 품종, 연근, 원산지 판별의 정확도 모두 100%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 과장은 "지난해 국내 인삼 생산량이 2만t을 넘어선 가운데 외국삼이 혼입되는 비율을 과학적인 판별기술로 가려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향후 국산 품종의 재배 면적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외국산과 재래종이 국내 육성품종으로 슬며시 둔갑하는 사례를 막을 수 있게 돼 국내산 인삼 재배 농가를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