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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사 속담과 기타 생활정보

봄!봄!!곡식에 필요한 비가 내리는 곡우(穀雨)


24절기의 여섯째. 봄의 마지막 절기로, 음력으로 삼월중(三月中)이며, 양력으로 4월 20, 21일경, 태양의 황경(黃經)이 30도일 때이다.

청명과 입하(立夏) 사이에 들며,
곡식에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 곡우(穀雨)는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곡우 무렵이면 가뭄을 해갈하는 단비가 내리고 그 물로 못자리를 한다. 물이 꼭 필요한 곡우 때 비가 내리지 않으면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고 걱정할 정도였다.

곡우는 농사에 가장 중요한 절기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곡우 때 못자리를 하기 때문이다. 농사 중의 농사인 벼농사의 파종이 있는 날이므로 죄인도 잡아가지 않을 정도였다. 나라에선 농민들에게 곡우임을 알려 볍씨를 내어주며 못자리를 권장하는 행사로 법석을 떨었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근다. 볍씨를 담은 가마니는 솔가지로 엎어두며, 밖에 나가 상가(喪家)에 들렀거나 부정한 일을 보았을 때는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서와서도 볍씨를 볼 수 없게 하였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속신(俗信)이 있었다. 이렇듯 우리의 선조들은 농사의 시작부터 경건한 종교성을 갖고 임했다.

곡우 때는 농작물의 파종기가 집중되어 있다. 볍씨 소독, 못자리 만들기, 고구마 싹 틔우기, 시금치·배추·열무 등 봄채소 파종, 호박·고추·조 파종, 봄보리 갈기(파종), 겨울보리 아시·두벌 김매기, 감자 심기, 마늘 웃거름 주기 등이다.

일 년 중 날씨가 가장 변덕스러운 때이므로 농가에선 늦서리의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청명·곡우가 낀 양력 4월은 황사가 많은 계절이다. 몽골건조지대와 중국 황하지방에서 불어오는 황사는 한반도 곳곳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다. 황사가 끼면 하늘이 누런 먼지로 뒤덮이고 가시거리가 짧아진다. 햇볕을 가려 농작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각종 기관지염과 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무렵은 또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여서 전라남도·경상남도·경상북도·강원도 등에서는 깊은 산속으로 곡우 물을 먹으러 가는 풍속이 있다. 자작나무·박달나무·산다래나무 등에 상처를 내고 통을 달아 며칠씩 수액을 받아두었다가 마시는데, 몸에 좋다고 하여 약수로 마시기도 한다.


곡우물

곡우 무렵엔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른다. 명산으로 [곡우물]을 마시러 간다. 곡우 물은 주로 산 다래, 자작나무, 박달나무 등에 상처 내서 흘러내리는 수액이다. 몸에 좋다고 해서 전남, 경남·북, 강원도 등에서는 깊은 산 속으로 곡우물을 약수로 마시러 가는 풍속이 있다. 경칩의 고로쇠 물은 여자 물이라 해서 남자에게 좋고, 곡우물은 남자 물이라 해서 여자들에게 더 좋다고 한다. 거자수(자작나무 수액)는 특히 지리산 아래 구례 등지에서 많이 나며 그곳에서는 곡우 때 약수제까지 지낸다.

곡우 살이

황해(黃海) 바다에서 조기가 많이 잡히는데, 흑산도 근해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는 곡우 때면 북상해서 충청도 격렬비열도 쯤에 올라와 있고 이때 잡는 조기를 <곡우살이>라 부른다. 곡우살이는 아직 크지는 않았지만 연하고 맛이 있어 남해의 어선까지 출어해 잡아 올린다.

우전차(雨前茶)

곡우전후에 따는 잎으로 만든 차를 우전차 또는 세작(細雀)이라 부르는데 최상품으로 친다. 우전차는 찻물의 온도를 55~60도쯤으로 하여 우린다. 참고로 곡우를 지나 입하 경에 따는 차를 중작(中雀)이라하며 물의 온도를 6,70도 사이에 맞추면 좋다

곡우절식(穀雨節)

곡우를 전후하여 인천 앞바다에서 잡는 조기가 살찌고 맛이 좋다고 하여 장안에서 조기국 먹기를 기다린 날이기도 하다. 또한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처럼 봄 조개는 제일 맛날 때이다. 대합탕, 대합구이가 제맛이 나며, 또한 도미가 도톰하게 살이 찔 때라 도미찜. 도미탕 등을 하면 제일 맛이 있을 때이다. 4월의 절식으로는 증편, 개피떡, 화전, 어채(魚菜), 어만두(魚鰻頭), 복어, 도미 등이 있다.

조기 맑은 탕

맑은장국에 청장으로 간하여 싱싱한 조기를 큼직하게 토막 내어 넣고 잠시 끓인다. 불에서 내리기 직전에 쑥갓잎을 넣어 고소한 조기 맛과 시원하고, 향긋한 맛으로 먹는 시절식이다. 또한 ‘곡우 살이국’은 연평도 근해에서 잡힌 어린 조기살 맛이 기막히다 해서 얻어진 이름인데, 냄비에 무우를 골패쪽으로 썰어 깔꼬 어린 조기를 씻어 안치고, 고추장과 된장을 풀은 장국을 부은 다음 펄펄 끓이다가 위에 계란을 풀어 얹어서 빨리 꺼내어 따끈하게 먹는다. 이때가 보통 양력 4월 20일경이 된다.

천렵

물이 따뜻해질 때니 천렵을 나가 물고기를 잡아서 지져 먹고, 어죽도 끓여 먹었다. 특히 참조기는 알을 낳기 위해 서해안을 따라 올라오는데 알이 통통히 밴 조기로 만든 찌개는 일미다.

복어국

복어는 하돈(河豚)이라 하고, 독이 많아 조심해서 조리해야 하는 음식이다. 살만 토막 내어 참기름에 지져서 끓이면 맛이 기막히고, 해독이 되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어채와 어만두

어채는 생선을 저며 썰어 녹말을 입혀 데치고, 오이, 국화잎, 전복, 석이, 표고버섯도 데친다. 익힌 생선, 달걀 지단, 익힌 채소를 그릇에 함께 담아 초고추장과 함께 먹는다. 익힌 회라 하여 숙회라고 하며 주안상에 차갑게 내는 음식이다.

어만두는 흰살 생선(민어)을 큰 조각으로 떠서, 고기소를 넣고 만두 모양으로 만든다. 이것을 녹말에 묻혀 쪄 내어 초장에 찍어 먹는다.

장미 화전

찹쌀가루 반죽에 노란 장미 꽃잎을 얹어 기름을 두르고 지져서 먹는다. 이는 3월 삼짇날에 먹는 화병과 같은 것으로 유전(油煎)이라고도 한다.

대합 구이

대합을 살짝 익혀 입이 벌어지면, 살을 꺼내 조갯살과 함께 다져 다진 쇠고기와 섞어서 양념한다. 이것을 조개껍질에 채워 담고, 밀가루, 달걀을 입혀 지진 다음 석쇠에 놓고 따끈하게 구워 낸다.

증편과 개피떡

증병(蒸餠)이라고도 하는데 쌀가루를 술로 반죽하여 부풀어 오르게 한다. 그 다음 방울 모양으로 한 수저씩 떠서 삶은 콩을 꿀로 반죽하여 속에 넣는다. 그 위에 대추살을 얹어 찐다.

예전 서울에는 떡장수들이 증편을 이고 집집으로 팔러 다녔다. 청, 백색 두 가지인데 승검초 가루를 섞은 것이 청색이다.

개피떡은 흰색과 쑥을 넣은 푸른색의 떡에 팥소를 넣어 반달형으로 만든다.

또한 곡우와 관련된 말은
‘곡우에 가뭄이 들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는 속담이 있는데, 봄비가 잘 내리는 시기에 내리지 않으니 그 해 농사를 망친다는 뜻이다.

< 출처 : 그린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