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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뉴스

세계의 도시 농업 트렌드 - 독일, 영국, 캐나다

세계의 도시 농업 트렌드 - 독일, 영국, 캐나다

도쿄의 기업들, 빌딩 숲에서 농사를 짓다-Japan

1 오모테산도 옥상 정원 2 허브와 서양 채소 3 파소나의 지하 농원 4 텃밭이 있는 회의실 5 회의실을 위한 모종
도쿄의 옥상 텃밭, 오모테산도사이엔 프로젝트
일본인들은 식재료 사고에 민감한데, 최근 중국 농산물의 농약 검출 사건이 연속해서 일어나면서, 제 손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길러 먹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기업에서도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하여 다양한 도심 내 농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긴자농원주식회사의 사업이다. 이들은 도시 생활자에게 수확의 기쁨을 느끼게 하자는 취지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그 1탄으로 오모테산도의 빌딩 옥상에 채소 텃밭을 분양했다. 시부야구의 고급 건물 옥상에 설치된 채소밭은 총 1백 평 규모 16개 구획으로 나눠진 것이 특징. 따라서 1인당 분양 받는 텃밭은 총 3평 남짓한 규모였는데, 원하는 사람들에게 회원제로 분양되었다. 365일 24시간 개방되기 때문에 바쁜 도시인들이 언제든지 옥상 텃밭을 찾아 작물을 가꾸고 휴식도 취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이들은 4월 말 도요타그룹에서 운영하는 상업시설 ‘도레사 요코하마’의 옥상에 두 번째 옥상 텃밭, ‘도레사사이엔’도 오픈할 계획으로 있다.
빌딩 숲에서 쌀을 키우는, 긴자고메즈쿠리 프로젝트
긴자에서 쌀을 수확해보자는 뜻의 ‘긴자고메즈쿠리’ 프로젝트는 작년 5월에 시작되었다. 무농약, 무화학 비료라는 원칙 하에 유기농 쌀을 재배, 판매하는 긴자농원주식회사에서 시작했으며, 도시민들에게 농업을 경험시키겠다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재미있는 것은 긴자 도심에 총 100m²의 물통이 마련되었고, 모내기부터 수확까지 몇 달간의 과정이 일반인들에게 그대로 공개됐다는 점이다. 게다가 쌀농사로 유명한 이바라키현 논에서 흙을 가지고 오고, 페트병으로도 판매되는 생수 ‘동경수’와 치바현 논의 물을 공수했을 정도로 환경에도 신경을 썼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파종부터 수확까지의 모든 과정이 마치 재미있는 축제처럼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신청을 하는 시민들은 파종과 수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었고, 논 옆에는 직판장을 만들어 이곳에서 재배된 쌀을 도정하여 판매하였다.
건물 자체가 도심 속 농원, 파소나그룹 빌딩
2005년, 인재파견 전문회사인 파소나그룹은 자사 빌딩 내에 농원을 만들었다. 사원들에게 농업 현장을 직간접적으로 체험시킨 뒤 농업 분야에 인력을 파견하려는 목적이었는데, 당시 오픈 행사에는 고이즈미 수상도 방문하여 “농업혁명이다”라고 격찬하였다. 그러나 기후와 날씨에 좌우되는 노지 재배보다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공업 제품 생산하듯 농사를 짓는다”는 비판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총 공사비 1억8천만 엔, 연간 운영 기금으로 2천만 엔이라고 하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것 또한 비난의 빌미가 되었다. 하지만 대다수 도쿄 시민들은 여전히 이곳을 기업 차원에서 ‘도시 농업’을 실현시킨 긍정적인 사례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어번 팜(Urban Farm)’이라는 콘셉트로 리뉴얼되었는데, 빌딩 지하뿐 아니라 건물 전체에 건강, 농업, 에코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적용한 것이 눈에 띈다. 회의실, 미팅 룸, 휴게실 등 모든 공간에 식용 채소를 심어, 도시 농업을 실현함과 동시에 친환경적 근무 환경도 조성하고 있기 때문.
빌딩 옥상의 양봉장, 도쿄 미츠바치 프로젝트
최근 도쿄 시민들에게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긴자 한복판에서 꿀벌을 키우고 벌꿀을 채취하는 프로젝트다. 명품 브랜드들이 즐비한 빌딩 숲 속에서 양봉 사업을 하는 것 자체가 독특한데, 이 일은 NPO(특정 비영리활동법인) 단체인 긴자미츠바치프로젝트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이 법인은 긴자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는 ‘긴자거리연구회’와 식문화에 관한 심포지움을 개최해온 ‘긴자식학숙’이 모여서 결성한 단체.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 또한 도시의 환경과 생태계를 살피고, 채취한 벌꿀을 이용해 먹을거리로 활용해보자는 취지에서 진행되었다. 첫해인 2006년의 경우 150kg의 꿀을 채취했고 이후 점차 꿀벌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 심지어 이렇게 채취한 벌꿀은, 유명한 케이크 숍과 화과자 전문점에 다량으로 공급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기업에서도 이곳의 양봉 사업을 연구하는 등 긴자의 명물이 되었다.


1 긴자의 벼농사 프로젝트 2 화랑 거리에서 벼가 자란다 3 미츠바치의 양봉장

디자인을 고려하는 뉴욕의 도시 농업-USA

도시 농업을 위한 뉴욕 뮤지엄 콘테스트
2008년 뉴욕의 ‘Museum P.S.1’에서는 어번 파밍 건축물 콘테스트가 열렸다. 1980년대부터 이미 도시 농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던 뉴욕은 최근 디자인을 가미한 도시 농업의 가능성에 대해서 관심이 높은 상태. 따라서 이 콘테스트 또한 도시 경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텃밭을 만들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그중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플랜트 유닛’은 뉴욕의 건축 회사 ‘WORKac(www.work.ac)’에서 제안한 디자인으로, 태양열을 쉽게 모을 수 있도록 고안된 화분이다. 모던한 원형 디자인의 화분은 배치하는 장소에 따라 개수와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것이 특징. 특히 단순히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에서 나아가, ‘도심의 경관을 살리는 오브제로서의 역할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시 농부가 모이는 뉴욕의 그린 마켓
뉴욕의 유니온스퀘어에서는 화훼 식물과 농산물을 거래하는 그린 마켓이 열린다. 뉴욕 매거진에 소개된 적도 있는 스튜어트 보로우스키 또한 자신이 기른 식용 채소를 가지고 나오는 도시 농부 중 한 명이다. 특히 그가 이슈가 되었던 것은 직접 기른 식용 잔디 화분을 판매하기 때문. 브루클린의 집 옆 텃밭에서 무농약, 무첨가 농법으로 기른 잔디는 최근 건강 채소로 각광을 받는 품목이다. 트럭 운전기사로 일하며 취미로 농사를 시작했던 그는 현재 이를 통해 수익까지 올리는 있는 상태. 이곳의 그린 마켓을 찾는 소비자들은 유기농 채소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그처럼 직접 기른 채소를 선호한다고 한다.
1 P.S.1 뮤지엄에 설치된 플랜트 유닛 2 도시 농부 보로우스키 3 그린 마켓의 풍경 4 화분 속 식용 잔디

젊어지는 시티 파머의 디자인 텃밭-France

프랑스 젊은이들 사이에서 녹지에 대한 로망은 웹 세대들의 잇 백 열망보다 더 강하다. 그래서 내 집 마련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아파트보다 작은 정원 딸린 주택을 선호하는 추세. 하지만 모두가 그런 집에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편안한 도시 생활을 하면서도 녹색 공간을 원하는 파리지앵들은 나름의 자구책을 찾은 듯 하다. 따라서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예산에 맞추어 조경사에게 도시 텃밭 디자인을 맡기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도시 환경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으면서 가드닝에 필요한 동선까지 고려해 꾸민 텃밭이어야 지속적으로 관리 및 소유할 수 있다는 젊은 파리지엥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허름한 시골 농가의 문짝 하나로 파리의 아파트에 딸린 6m³짜리 테라스를 2배 넓어 보이게 만들어 주목을 받은 프랑스의 스타 조경사 위그 푀베르뉴(Hugues Peuvergne) 씨는 “중요한 건 무조건 나무를 심거나 사는 게 아니라 공간에 맞는, 주인이 계속 돌볼 수 있을 식물을 바탕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1 베란다 텃밭 2 주택 옥상의 정원 3 빈티지 문짝을 재활용한 아파트

옥상 텃밭이 유행하는 뮌헨-German


독일은 유럽에서도 도시 농업이 가장 발달한 나라로 통한다. 이미 1800년대 클라이 가르덴이라는 병원에서 환자 치료를 위해서 ‘도시 농업’을 활용했는데, 덕분에 도시 농업의 장점을 논할 때 그 이야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도심 속 가드닝과 관련된 크고 작은 협회와 커뮤니티가 1만5천여 개에 이르는 상황. 게다가 상당한 규모의 도시 텃밭을 갖추고 있어서, 뮌헨 시내에서도 식용 식물을 기르는 가정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주택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주는 회사도 많아졌는데, 거의 정원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다양한 채소를 기르는 것이 특징이다. 옥상에 흙을 깐 뒤 씨앗을 뿌리거나, 심지어 나무를 옮겨 심어 마치 정원과 같이 꾸미는 경우도 많다.
1독일의 정원 회사 ‘Schwarzwaldfur Ehrenamtliche’에서는 고성에 옥상 텃밭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 3 같은 회사의 개인주택 프로젝트.

1인 녹지 비율이 가장 높은 가드너의 천국-England

세계에서 1인당 녹지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런던 도심 거주자 중 14%가 자기 마당에 농작물을 키우고, 국가 임대 공공 텃밭은 10년 이상 대기해야 차례가 돌아올 정도다.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 중 2위가 가드닝 관련 서적이고, 가드너가 전문직 대우를 받는 나라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단독주택들은 건물 크기와 동등한 규모의 뒤뜰을 가지고 있는데, 요즘 영국 사람들은 정원수로 장식하는 플라워 가든에 이어 베지터블 가든과 키친 가든을 꾸미는 데 열중한다고 한다. 특히, 오거닉 푸드를 내 손으로 거두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편이다. 또 젊은 사람들을 주축으로 도시 농업 포럼이나 커뮤니티를 형성, 인터넷 공간에서 서로 정보를 교류하는 붐이 일고 있다.

꽃과 먹을거리가 공존하는 생태적 정원-Canada

지난해 먹을거리를 자급자족한 밴쿠버 시민은 전체 인구의 44%에 달하고, 토론토에서도 집집마다 베지터블 가든을 하나씩 조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아름다운 꽃, 조경수는 물론 허브와 브로콜리, 포도, 피망, 양상추 등 다양한 먹을거리까지 함께 기르는 것이 유행. 생태 환경까지 고려해 새와 동물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연못이나 수풀 등을 자연 상태에 가깝게 조성해놓은 집도 많다. 정원 장식을 버리는 가구 등 리사이클 용품들로 멋지게 디자인하는 것도 유행이라 진정한 의미의 에코 가든을 실현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자신의 정원을 자랑하기 위해 블로그를 오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1 빗물을 농수로 사용한다 2 포도가 열리는 정원 입구 3 먹을 거리와 꽃이 공존한다.

기획 정미경, 홍주희 | 포토그래퍼 이은석 외 | 레몬트리

출처: 레몬트리